방콕 4박 6일 여행 중 도착한 지 3일 차, 눈(각막)을 다쳤다.
23번째 오는 방콕이지만 그동안 여행 중에 병원을 갔던 일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방콕에서는 처음으로 병원을, 방콕 범룽랏 국제 병원의 응급실과 안과를 3일에 걸쳐 다녀온 진료 및 병원비용에 관한 상세 후기를 남겨보려 한다.
1. 사고 발생
장소는 호텔 욕실 안이었고, 우연한 부주의로 인해 눈 각막 표면에 상해를 입었다.
다친 건 오후 3시쯤, 그날 오후 5시에는 마사지 예약이 돼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가고 싶던 곳이었는데, 도저히 포기하고 싶지 않은...
처음에는 그렇게 심각할거라 생각하지 않고 병원을 갔다가 가자 하고 예약시간을 조금 미뤘다. 다행히도 오케이 해주어서, 병원을 찾았다.
2. 방콕 병원 탐색
눈을 다쳤으니 우리나라처럼 안과에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안과 전문의 'Ophthalmologist'를 구글 지도에서 검색해 봤는데 주변에 클리닉 같은 것만 떴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범룽랏 국제 병원에 가기까지 병원을 돌고 돌았는데,
① 첫 번째 병원 Jane Opticals
처음에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했으니, 마사지받을 곳과 가까운 위치에 나름 병원 같아 보이는 한 곳을 찾아갔는데 클리닉 분위기에 의사는 없는 곳이었다. 다시 보니 여기는 치료보다는 안경을 맞추는 곳인 듯. 왜 그랬는지.. 최소 Dr.라고 붙은 곳을 가봤어야 하는 건데...
② 두 번째 병원 Rutnin Eye Hospital
그리고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첫 번째 아이 클리닉에서 번역기로 근처에 안과 의사가 있는 곳을 물어봐서 MRT 펫차부리역 근처 안과 병원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때 시간이 오후 5시쯤, 오늘 바로 진료는 어렵고 내일 오전으로 예약을 해준단다. 내 상태가 심각해 보이지 않았는지 리셉션 직원 서너 명이 여권을 이리저리 보고, 한참 자기들끼리 얘기해 가면서... 아무튼 그렇게 다음날로 진료 예약을 잡고 나는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예약했지만 여기로 안 간 건 잘한 것 같다.
마사지 받고, 저녁도 먹긴 했는데 호텔로 귀가하면서 눈 상태가 도저히 응급실이라도 가야겠다 싶어 호텔 직원에게 지금도 갈 수 있는 가까운 병원을 알려달라고 했다.
③ 세 번째 병원 Bumrungrad International Hospital
그 길로 드디어 찾아간 곳이 범룽랏 국제 병원이었다. 응급실이 있는 종합병원이고 규모도 아주 컸는데, 국제 병원이어서 그런지 모든 직원들이 영어 소통이 가능하고, 또 한국어 통역이 필요한지도 물어본다.
진작에 호텔 프런트 직원에게 물어볼걸...
돌고 돌지 말고
처음부터
무조건, 큰 병원으로!
3. 병원 통원 및 진료, 수납, 서류
3-1. 진료
1) 범룽랏 국제 병원 ①차 방문
3월 XX일 밤 응급실 방문 → 응급의 약제 처방 및 안과 방문 예약.
자정이 다 된 시간에 병원 응급실 도착과 동시에 접수하고, (여권 지참)
▶ 손목에 인식 바코드 밴드를 채우고,
▶ 응급실 베드로 안내해 줬고,
▶ 의사가 오기까지 10분도 기다리지 않았다.
응급의가 오기 전에 간호사가 키, 몸무게 정도를 묻고 알레르기 체크, 통역이 필요한지 물어봤다.
이름, 생년월일, 나이, 환자번호가 적힌 바코드 손목 밴드는 3일 가는 동안 날마다 접수 시에 채워줬고, 그날 수납이 끝나면 잘라준다.
확인 차 간호사 등이 바코드 찍으면 생년월일 정도는 영어로 본인이 얘기해야 함 - 일 / 월 / 년도는 앞 두 자리, 뒷 두 자리 끊어서 말하면 됨
응급실 직원들이나 간호사, 응급의사까지 모두 너무 친절하다. 늦은 시간이라 통역이 오지는 않았지만 대신 전화로 통역해 주었다.
응급의는 눈 검사 기계를 가지고 보진 않아서 급성 결막염 정도로 진단 후 안연고와 안약을 처방해 주었고, 다음날 안과 예약을 잡고 수납한 뒤 그랩을 불러 호텔로 돌아왔다.
2) 범룽랏 국제 병원 ②차 방문
3월 XY일 오후 안과 1차 방문 → 안과 전문의 각막찰과상 진단, 압박 붕대 조치(24시간).
기본적으로 먼저 시력검사하고, 안과 전문의 만나 기계로 자세히 눈 들여다보니 각막찰과상 진단을 받았다.
눈 검사 후 사진으로 각막 부분 스크래치 생긴 게 보였다. 연고를 넣고 압박 붕대를 해주시고 24시간 뒤, 다음날 다시 보자고 하심.
이 날은 한국인 통역 분이 와주셨다. 사실 의사도 통역하시는 분도 영어로 하는데 직접해도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되겠지만 다친 상황이나 치료과정에 대해 조금이라도 자세하게 전달받았으면 해서 도움을 받은 게 좋았던 것 같다.
안과는 A동 18층에 위치해 있었고, 사진의 카페는 10층이다. 그러니까 범룽랏 국제 병원은 엄청 큰 규모의 병원임. 표지판에 일본인 센터가 따로 있는 걸 보면 많이 오나 보다.
3) 범룽랏 국제 병원 ③차 방문
3월 XZ일 오전 안과 2차 방문 → 안과 전문의 약제 처방.
다친 지 3일째, 예약시간에 맞춰 다시 18층 안과를 찾았고, 이 날은 통역 분 기다리려면 2시간 기다려야 된다고 해서 그냥 혼자 진료받겠다고 했다. 오전에는 환자가 많아 바쁘신 것 같음.
24시간 조금 안되게 하고 있던 압박 붕대를 푸르니 신기하게 전 날 보였던 각막 표면의 상처가 사라졌다.
이 날 밤 비행기 타고 한국 돌아가야 했는데 처방해 주는 안연고와 안약을 일주일 간 넣으라고 하고 아프거나 이상이 없으면 한국에 가서 따로 병원은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하셨다.
무엇보다 범룽랏에서 치료받은 3일 간 의사 두 분이 너무 친절했었어서 갑작스레 낯선 해외에서 치료를 받게 되었지만 마음 편하게 진료받을 수 있었다. 물어보는 것들에 다 친절하게 시간 충분히 할애해서 대답해 주시고.
사진은 건물 10층에 위치한 스타벅스.
3-2. 수납; 병원비는 얼마일까?
1) 범룽랏 국제 병원 ①차 수납
- 약제비 2,011 바트
- 응급간호비 1,220 바트
- 기타 병원비 495 바트
- 의사진료비 1,500 바트
- 합계 5,226 바트
→ 응급실 비용은 그렇게 비싼 편이 아니다. 비싸다고 참지 말고 여행자보험을 믿고 바로 병원으로 가기!
2) 범룽랏 국제 병원 ②차 수납
- 눈 멸균 패드(거즈) 158 바트
- OPD 간호서비스 (일반) 180 바트
- 기타 병원비 495 바트
- 의사진료비 (외래환자, 신규 레벨 5) 2,200 바트
- 특수진단비 (안과 진단 테스트, 눈 검사) 680 바트
- 합계 3,713 바트
2일 차 방문 때에는 실물카드를 가지고 가지 않았는데 문자로 웹 주소를 받아 온라인 결제가 가능했다.
우리나라도 가능한 시스템인가... 카드를 안 가져가서 놀라고 순수하게 다음날 결제해도 되냐고 물어봤는데ㅋ
병원 (우리가 널 어떻게 믿니, 안 오면 어쩌려고?) 바로 핸드폰으로 결제 링크 보내준다고ㅋㅋㅋ
나 (한쪽 눈에 압박붕대를 했는데 설마 안 오겠나요,,)
보면, 병원 곳곳에 어플로 결제하라고 되어있었음. 키오스크? 줄 서서 기다려 결제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한 시스템에 놀랐고요.
3) 범룽랏 국제 병원 ③차 수납
- 약제비 2,373 바트
- OPD 간호서비스 (일반) 180 바트
- 기타 병원비 495 바트
- 의사진료비 (OPD Follow up level 4) 1,800 바트
- 특수진단비 (안과 진단 테스트, 눈 검사) 680 바트
- 합계 5,528 바트
이렇게 3일 동안 병원비로 총 14,467 바트, 카드 결제 내역을 합해 보면 약 57만 원을 냈다.
세부 내역을 보면 약제비가 의료 서비스 비용들에 비해 비싼 편인 것 같음.
그런데 정말, 이렇게 경험하면서 여기 해외에서 나는 직장이든 지역이든 건강보험이 없어서 이렇게 비싼 것이니, 건강보험이 민영화가 된다고 잠깐이라도 생각해 보면 진짜 아찔하다.
3-3. 서류 챙기기
마지막에 처방받은 안연고와 안약들. 그리고 물ㅋㅋ 병원 곳곳에 조그만 생수가 비치되어 있는데 괜히 하나 챙겨봄ㅋ 현지 사람들도 엄청 챙겨가더라...
서류는 방문했던 3일 동안 날마다 마지막 수납하고 나면 그날의 서류들을 봉투에 넣어줬다. 진단서, 진료 및 처방내역, 결제 내역서 이렇게 세 장씩. 여기에 카드 영수증까지 잘 챙겨둠.
한국에 돌아가면 여행자보험 청구 해야 하니까!
4. 방콕 병원 추천
마지막으로 방콕에서 다쳤을 때는 여기저기 돌지 말고 무조건 처음부터 큰 병원으로 가는 걸 추천한다.
나는 우리나라랑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처음부터 큰 병원 못 가지 않나라고 생각했는데, 태국에서는 (또는 외국인이면) 3차 병원 시스템 그런 거 없는 듯하다.
숙소 호텔과 가까운 곳으로 가는 게 좋은데,
시암 부근, 방콕 시내 서쪽
▶ 범룽랏 국제 병원.
수쿰빗에서 통러까지, 방콕 시내 중앙 부근
▶ 싸미띠웻 쑤쿰윗 병원으로 가면 될 듯.
방콕에서 3대 병원이 범룽랏 국제 병원, 방콕병원, 싸미띠웻 쑤쿰윗 병원, 이렇게 라는데,
한국인들은 싸미띠웻 쑤쿰윗 병원이 수쿰빗 쪽에 한인타운도 있고 해서 더 많이 가는 것 같지만,
근데 내가 다녀와서 만족해서인지 범룽랏 더 추천하고픔.
물론, 다칠 일, 병원 갈 일 없는 게 가장 좋지만!
그리고 여행자보험은 아묻따 필수!!
총 57만 원 병원비에서 여행자보험금 수령은 얼마를 받을 수 있을지?
후기는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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