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카 투어>
사실 쿠알라룸푸르 자체에서는 볼 게 별로 없는 곳인데, 쇼핑을 하기에도 그렇게 특화된 곳이 아니고. 그럼 여기서 3박을 잡고는 무얼 해야 할까.
쿠알라룸푸르에서 주변에 갈 만한 곳으로 추천받은 말라카. 편도로 두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약 150km.
혼자 다녀오기에는 아무래도 조금 어려움이 있어서 한국 투어업체를 선택했다. 열명 정도 되는 인원이었고, 묵고 있던 각자의 호텔로 픽업을 왔다. 내가 거의 마지막쯤 탔던 것 같고, 두 시간을 달려 도착했을 때 말라카는 쿠알라룸푸르와는 또 다르게 해가 쨍쨍했다.
도착하자마자부터 관광이 시작됐다. 이 부분이 조금 아쉬웠던 부분인데, 차가 밀려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엄청 훑고 지나갔다. 설명이랄 게 거의 없이 빨리빨리 옮기는, 사진 찍을 여유도 없이 움직였다.
처음으로 올랐던 곳이 산티아고 요새 유적이었다.
포르투갈이 네덜란드의 침공을 맞서기 위해 세운 산티아고 요새. 그래서인지 대포들로 둘러쌓여 있었다. 포르투갈이 만든 요새이지만 네덜란드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흔적으로 문에는 네덜란드의 문장이 새겨져 있다고.
네덜란드 광장 위쪽의 언덕에 위치한 세인트 폴 성당. 네덜란드와 포르투갈이 말라카 점령권을 가지고 싸우기 전, 포르투갈에서 지은 성당이라고 한다. 격렬했던 전쟁의 흔적들이 그대로 벽에 남겨있다. 날씨가 좋아서(더워서) 사진은 진짜 잘 나오는 것 같다.
내려와서 말라카 관광지의 중심인 광장이다. 말라카 성당이 있는 중앙광장(네덜란드 광장). 네덜란드 지배의 영향으로 확실히 유럽 분위기가 많이 나는 곳이다. 말라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하모니 스트리트를 가기 전, 지나가다 찍어본 말라카 강변의 모습. 이따 밤에 여기 유람선을 탈 예정이다.
이 때는 이런 키엘 벽화가 그려진 곳이 있었는데 아직 있으려나. 포토 스폿이어서 사진 쨍하게 잘 나온다.
이 외에도 하모니 스트리트, 무르띠 템플, 쳉훈텡 사원 등을 정말 훑어보기 하고 지나간다. 그러고 나서 저녁식사를 했다고 하는데 진심 뭘 먹었는지, 어디서 먹었는지 아무것도 기억 안 나고 심지어는 뭘 먹었긴 했나 싶네.
여자화장실 표지가 특이해서 찍어보았다. 그렇지만 말라카 관광에서 참 불편했던 점이라면 단연 화장실이었다. 나라 문화가 있어서 암튼 바닥이 항상 물바다이고.. 사람은 많고, 청소는 안되어 있고.. 흑.
마지막 관광 포인트는 해상 모스크였다. 투어의 핵심이 야경이었어서 해 질 무렵의 해상 모스크와 바다의 모습은 조금이나마 여유롭게 볼 수 있었다.
곳곳에 흩어져 사진을 남기고, 노을과 함께 바다를 바라보며 바쁜 투어가 마무리되어 갔다.
트라이쇼 탑승과 내돈내산 커피. 사실 이게 마지막인지 유람선이 마지막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낮엔 촌스러워 보여 타기 싫었던 트라이쇼도 결국 타고나니 추억이다. 혼자 갔다면 절대 타지 않았겠지.ㅋㅋ 막 코요테 같은 노래를 엄청 크게 틀어줌;; 나이트 홍보 카 감성...
유람선 타며 마지막으로 구경했던 말라카 시내 아경. 은 사진이 없고, 당시에 같이 탔던 말레이시아 분들이 한국 아이돌 팬이라며 사진 보여주고 그랬다.^-^ 케이팝 파이팅..
그렇게도 빨리빨리 움직여서 숨 가빴던 투어가 끝이 났다. 사진을 아주 못 남길 정도는 아니었지만, 다음에는 꼭 투어 아닌 자유로 와야겠다 생각할 만큼 예쁜 곳이었다.
진짜 돌아갈 때까지 가장 힘들었던 건 화장실을 갈 수가 없었던 것. 어딘가에 데려다 주기는 했는데 한참을 기다려야 했고, 또 물도 안 내려가서 도저히 갈 수가 없었다ㅠ 길도 막혀서 오며 가며 길에서 시간을 엄청 보냈고. 그로 인해 숨 가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됐던 투어.
분명 좋았던 기억이 아닐 수 있음에도 다음에 다시 가고 싶은 곳인 이유는 뭘까. 자유롭게 가서 숙박을 하며 둘러봐도 좋을 곳이었음을 느끼고 돌아온 투어였다. 나처럼 혼자 다니는 게 익숙하다면 혼자 가는 곳이 맞았다, 말라카는. 관광 면에서는 쿠알라룸푸르 보다는 말라카를 더 추천한다.
<르 메르디앙 푸트라자야 호텔 Le Méridien Putrajaya >
아틀리에 스위트 Atelier Suite 76 sqm/818sqft / 갤러리 스위트 Gallery Suite 100 sqm/1076sqft
포인트 숙박 예약이었음에도 이 호텔에서 가장 큰 스위트를 받았다. 바로 이 전에 묵었던 르네상스 쿠알라룸푸르와 비교했을 때는 거의 두 배의 크기 룸이고, 가장 낮은 스위트룸 타입으로 비교해보아도 아틀리에 스위트만 해도 굉장히 넓은 룸 크기다. 실제로도 보면 거실인 부분이 굉장히 광활했다. 앞에 보이는 벽이 없었다면 더 넓어 보이지 않을까 싶긴 한데.
들어가면 오른편이 리빙룸이고, 왼편으로 가면 침실이 나온다. 먼저, 리빙룸의 모습. 카펫이 살짝 더러워 보이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이 넓게 되어있어 좋았다. 테이블도 넓고, 초콜릿과 웰컴 과일도 놓여있었고.
다음은 침실. 왼쪽 사진의 창문 밖 맞은편으로 보이는 빨간 지붕 건물은 푸트라자야 메리어트. 침실 크기에 비해서는 TV 크기가 조금 작은 편인 듯.
화장실은 문 앞에 게스트용 화장실 하나와 침실 옆 욕실과 함께 하나 아주 널찍하게 있어서 총 두 개. 욕실도 크고, 욕조가 이렇게 큰 것도 처음 본다. 욕조가 골프장 뷰.
욕실 어메니티는 르메르디앙 공통의 멀린 앤 개츠 대용량. 아주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평범함 정도.
여기는 룸만 큰 게 아니라 클럽 라운지도 엄청 큰 편. 큰데 또 사람이 막 북적이지는 않아서 편하고, 한국에서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이 있었다. (한국 이그젝 라운지 생각하면 그냥 한숨만 나온다..)
사람이 없어서 찍어 본 해피아워의 푸드 섹션 모습. 음식 종류도 꽤 많은 편이다.
직원들이 프렌들리 하게 안내를 하거나 그러진 않는데, 오히려 신경 써주지 않아서 편했던 것도 있다.
원하는 좌석에 앉으면 되고, 말레이 음식이 입에 막 맞지는 않았어도 그나마 호텔 클럽 라운지 음식은 인터내셔널 한 음식들이니 둘러보고 먹을만한 것들로 집어왔다. 어라라 김밥이 있네? ㅋㅋ 아래 새우 국수가 맛있었다.
수영장 한 번 구경해보려고 갔는데, 어둡고 이용하는 사람도 없었다. 종교적인 이유도 있으려나 말레이시아 호텔에는 수영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IOI 몰이랑 이어져 있어서 한 번 갔다 왔다. 대형 슈퍼에서 간단히 기념품 사도 좋을 것 같다. 먹을 것 위주로. 확실히 나 같은 여행객이 많지는 않았고, 현지인이 훨씬 많다. 아니 대부분이다.(당연)
조식을 먹으러 가서야 한국인을 몇 분 봤다. 아마 골프 치러 오신 듯. 조식도 그냥 무난한 편. 라운지가 아닌 본 식당에서 먹게 해 줬는데 아마 객실 점유율이 높지 않았어서 그랬던 것 같다.
여러모로 골프가 목적인 여행객들이 묵기 좋은 곳이다. 공항과도 시내보다 훨씬 가까운 곳이라 리조트만 즐기러 오기에 좋은.
환전해왔던 남은 링깃을 베드 팁으로 모두 털어두고, 말레이시아를 떠난다.
확실히 비슷한 비행 시간대의 태국과 비교해보면 한국인이 많이 가지 않는 곳임에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해는 간다. 인도네시아 발리처럼 휴양이나 관광에 특화된 지역이 있는 나라도 아니고. 최근에 코타키나발루를 휴양지로 밀고 있기는 하지만 나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은 가보고 싶다. 그런데 일단 좋은 호텔을 즐기기에는 물가가 저렴한 편으로 가성비 좋은 도시임에는 분명하기에 어느 정도 매력은 있는 것 같다. 그 이유에서 아마 조만간 한번 더 가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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