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콕여행 가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 중 하나가 무카타가 아닐까.
예전 대략 20년 전쯤 처음 방콕 갔을 때만 해도 나는 무카타를 잘 몰랐고 푸팟퐁커리, 팟타이, 쏨땀, 수끼, 똠양꿍 이렇게 많이 먹곤 했는데, 이제는 팟카파오, 커 무양, 쏨땀 그리고 무카타로 바뀌었다.
그러니까 먹거리에도 트렌드라는 게 있고 물론 변함없이 항상 찾는 트레디셔널, 시그니쳐 음식들도 있다.
방콕에서는 큰 쇼핑몰에 거의 유명한 식당들, 다양한 메뉴들이 다 있기에 먹을거리 걱정이 없다. 예를 들어 팁싸마이, 재당 쏨땀, 쏨분 시푸드 등등 모두 다 대형 쇼핑몰에 가도 맛볼 수 있는 로컬 맛집들.
무더운 날씨에 로컬 식당에서 무카타를 먹으면 대부분 밖으로 뚫려있고 에어컨이 없어서 힘든데, 엠쿼티어 쇼핑몰 헬릭스 스카이 다이닝 6층에 위치한 친보댕은 에어컨 나오는 실내라 전혀 덥지 않고 쾌적하게 먹을 수 있다.
무카타(Moo Kata)는 불판 위쪽으로는 고기나 해산물 등을 올려 구워 먹고, 아래쪽에는 육수를 부어서 채소, 버섯, 피시볼 등을 담가 수끼처럼 먹는 태국 음식이다.(Moo;무=돼지고기, Kata;카타=불판) 무카타 불판이 우리나라 숯불구이 판이랑 다른 점은 구워 먹는 면적이 작고 아랫부분을 샤브로 먹을 수 있게끔 만들었다. 그러니까 숯불구이와 샤부샤부를 한 번에 먹는다고 보면 된다.
굉장히 핫플임에도 웨이팅 없이 입장했는데, 팁은 항상 조금만 일찍 가면 된다. 발리에서도 방콕에서도 이렇게 줄 서서 먹는 레스토랑, 카페 한 번도 안 기다리고 들어갈 수 있었던 게 저녁 먹으러 대부분 다섯 시 대에 갔다. 물론 하루 두 끼만 먹으니 가능한 스케줄.
발리도 그렇고 방콕도 그렇고 관광객이 워낙 많은 곳이다 보니 브레이크타임이 대부분 없다. 그렇다고 안이 비어있던 건 아니고 많이 차있었고, 안쪽으로 공간이 넓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먹고 나올 때는 역시나 웨이팅이..
암튼 2인이고, 시간도 이른 편이라 도착하자마자 바로 입장했다.
안내해 준 테이블에 앉으면 이렇게 1인 앞 상차림으로 소스들과 플레이트, 젓가락, 집게, 앞치마가 세팅되어 있다. 소스는 달달한 것, 약간 매운 것, 수끼를 찍어먹는 용 이렇게 세 가지. 고추, 마늘 등이 들어있는 두 가지 소스에는 기본적으로 고수가 들어 있다.
친보댕의 메뉴판이랑 시킨 것들을 주문한 순서대로 표시해 봤다. 음료는 각각 땡모반과 싱하맥주를 시키고 야채 모둠 하나, 그리고 고기는 삼겹살 작은 것과 목살(항정살) 작은 것으로 주문했다. QR메뉴도 주긴 했는데 찍어보니 태국어로만 나와서 직접 호출해서 주문함.
방콕이나 동남아에선 맥주에 얼음을 넣어주는 레스토랑이 많은데 여기는 맥주잔이 얼은 채로 칠링 되어 나왔다. 싱하 병맥주 135바트.
이가 시리고 머리가 띵할 정도로 시원했던 땡모반 145바트. 수박도 아주 큼직한 한 조각이 같이 나왔구여. 그렇지만 알콜이나 야채 메뉴보다 비싼 음료라니!
야채 모둠 Mixed Vegetable set 120바트. 배추, 각종 버섯, 단호박, 당근, 옥수수알, 잘게 썰린 배추, 작은 옥수수 등 생각보다 모자라지 않는 푸짐한 양이었다.
삼겹살 부위가 얇게 썰려 나왔다. Sliced Pork Belly(S) 220바트(작은 사이즈).
Pork Jowl(S) 320바트. 목살인데 약간 항정살 같았던 부위. 삼겹살 작은 접시보다 100바트(약 3,800원)나 비싸넴.
처음 시켰던 메뉴가 다 나와서 이제 구울 준비 끝. 아 불판이랑 숯도 그 사이에 넣어주셨고.
옥수수알부터 시작해서 배추 등 푹 익히고 싶은 야채들을 먼저 육수에 넣고 그다음 고기를 올려 구워주면 된다. 구워지기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말들이 있던데 고기가 그렇게 두꺼운 편이 아니라서 딱히 그런 느낌은 없었다. 돼지고기는 원래 금방 안 구워지지 않나..
먹다가 아무래도 피시볼이 생각나서 쉬림프볼을 골랐는데 다 팔렸다고 솔드아웃.. 이래서 오징어볼로 주문했다. Squid Balls 85바트. 쉬림프볼 못 먹은 건 아쉽지만 생각보다 괜찮았던 오징어볼!
양이 살짝 아쉬워서 하나 더 주문한 삼겹살 작은 거. 목살이랑 비교했을 때 나는 삼겹이 더 맛있었다. 그리고 뭔지 모르게 두 번째 시킨 고기가 조금 더 두껍고 맛있었던 느낌. 다음에 간다면 처음부터 삼겹은 큰 사이즈로 주문하려고. 두 번째 Sliced Pork Belly(S) 220바트(작은 사이즈).
삼겹일까 오겹일까. 오징어볼도 맛있었고 여기는 항정보다 겹살 부위 진짜 추천이다. 어느덧 불판은 많이 탔고, 불판을 닦아주는 기름 덩어리도 매우 작아진 모습.
다른 메뉴 안 시키고 고기로 배를 채워서 아주 배불렀다. 곁들여서 쏨땀이나 누들 같이 시키면 좋긴 한데 워낙 둘 다 양이 작아서 그러면 고기 많이 못 먹음..
우리 테이블 뒤편으로 아직 비어있던 4인석 창가자리 너머로 해 지는 모습이 보였다. 보통 저런 창가자리는 예약석인 경우가 많다. 예전처럼 혼자와도 앉혀주는 분위기는 아니었음.
다 먹고 나온 시간이 여섯 시 반쯤, 가게 앞쪽으로 웨이팅 하는 좌석이 거의 다 차 있었다. 관광객도 있겠지만 연말이라 그런지 모임 하는 현지 가족, 친구 무리가 많았음. 근처 다른 밥집들에 비해 핫플레이스인 건 분명해 보였다.
둘이서 각 음료 한잔, 야채 모둠 세트, 삼겹살 작은 사이즈 두 판, 항정목살 작은 사이즈 한판, 오징어볼 하나 해서 총 1,307바트가 나왔다. 쇼핑몰 안 레스토랑이니 10%+7% 부가세 포함이다. 계산해 보면 대략 5만 원으로 이제 한국에서 고기 먹는 비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콕 물가. 코시국 이후로 모든 나라 물가가 올랐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고 방콕이 참 많이 올랐다. 여긴 더더욱 깨끗하고 시원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니 비싸게 받을 수밖에. 그럼에도 다음에 또 가고 싶은 방콕의 무카타, 숯불구이 맛집 친보댕.
친보댕에서 나와서 에스컬레이터 한 층 아래로 내려가면 5층에 정원과 스타벅스가 보인다.
스벅 한 잔 테이크아웃 해서 마시면서 벤짜씨리 공원을 거쳐 숙소로 돌아왔다.
📍Chin Bo Dang ชิ้น โบ แดง
엠쿼티어, 6층
오전 10시 - 오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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