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선 압구정역에서 가까운 한우 전문점 조우.
네이버 예약으로 12시와 1시 타임 예약 가능해서 예약하고 방문했다.
100% 사전예약제로만 운영중.
조우의 런치 운영시간은 12시부터 15시까지 최대 이용시간 3시간. 1인당 1병까지 콜키지 프리로 와인만 가능하다. (1인당 기본 제공되는 글라스 외에 교체 시 1잔당 1만 원 부과) 넷이서 갔지만 나 빼고 와인을 즐기지 않아서 내가 준비해 가져갔다면 마셨겠지만 요즘 그럴 여유가 없다ㅠ
여기 좋은 점은 홀이 없고, 전체 룸으로만 되어있어 네 명이든 두 명이든 룸에서 단독으로 식사할 수 있다. 그런데 레스토랑을 문을 열고 들어서도 카운터에 아무도 없어 직원을 한참 기다려야 했다. 계산하는 곳과 정육점 코너 안쪽으로 문을 한 번 더 거쳐서 룸 입구가 나오는데 여기 문을 열고 직원을 마주쳐서야 안내가 가능했다.
안내받은 룸에 들어서면, 룸 안쪽으로 옷을 걸 수 있는 장이 있었고, 가방이나 가디건을 걸어두고 앉아있었더니 에어컨이 살짝 춥게 느껴졌으나 고기를 구울 때부터는 에어컨 온도를 낮추어야만 한다.ㅎㅎ
자리마다 사진처럼 테이블 세팅이 되어 있었고, 식기류는 한식 숟가락, 젓가락과 양식 포크, 나이프가 함께 놓여있다.
테이블 매트 위로 오늘 서브될 차림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런치는 단일코스로 애피타이저부터 한우 구이 및 디저트까지 총 7가지로 구성되어 인당 8만 원이다.(절대 내돈내산!!)
코스의 구성은 순서대로,
한입요리 Appetizer.
샤퀴테리 샐러드 Charcuterrie Salad.
한우 구이 1++ No.9 Hanwoo.
한우 양념구이 1++ No.9 Marinated.
파스타 Pasta.
숯불고기 솥밥 Rice Stew.
디저트 Dessert.
한입요리 Appetizer
네 명 모두 착석을 하고 식사 개시를 알린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입요리, 애피타이저 3종이 나왔다. 일단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너무 예쁘다. 벌써부터 플레이팅에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난다. 왼쪽에서부터 순서대로 맛보라는 설명이 있었다.
왼쪽부터 육회, 안심츄리 튀김, 리예트 순서대로 맛을 본다.
육회에 무를 올리고, 그 위에 또 캐비어까지 조금 올린. 예쁘게 나와서 사진 여러 각도에서 찍어주고 한입에 쏘옥. 육회는 맛이 없을 수가..
그다음 안심츄리를 튀긴 것 위에 트러플 육포칩을 올린 것이다. 애피타이저 재료들이 너무 호사스러워.ㅋㅋ
호밀빵일까, 네모난 페스츄리 위에 리에트를 올린 것이 마지막 애피타이저. 리예트는 프랑스에서 먹는 방식인데, 고기를 쨈처럼 만든 것이다. 파테 보다는 터프하고 콩피보다는 부드러운 한마디로 고기 스프레드.
재료의 진한 풍미를 그대로 전해주며 식욕을 한껏 끌어올려준다고 하니 세 가지의 애피타이저가 역할도 훌륭하고, 모양도 예쁘고, 맛도 좋고 최고네.
샤퀴테리 샐러드 Charcuterrie Salad
애피타이저 맛본 후 다음 코스는 샐러드다. 샐러드도 평범하지 않은 비주얼. 샤퀴테리는 고기를 가공해서 만든 제품들, 즉 베이컨, 햄, 소시지, 살라미, 파테와 같은 가공육을 말하고, 프로슈토 같은 것들이 간간이 보인다. 이것 역시 소스가 상큼하고 입맛 돋우기 좋았다.
파스타 Pasta
다음은 파스타. 오늘 구워줄 고기를 보여주시고 나서 파스타가 서빙되었다. 노란 토마토소스와 바질오일을 곁들인 카펠로니 파스타. 넓적한 카펠로니 하나에 치즈, 토마토 등이 들어있고, 한 입에 먹기는 조금 커서 잘라서 소스를 곁들여 먹었다.
이제 드디어 오늘의 메인인 고기다.
한우 구이 1++ No.9 Hanwoo
조우는 국내 최고 등급의 한우 1++ No.9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이란다. 업계 일하는 사람도 아니니 대충 1++ 등급, 흔히 말하는 투뿔부터 2등급까지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그 투뿔 한우 중에서도 최고등급인 BMS9이라는 최상위 등급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1++ 뒤에 붙는 (7)(8)(9) 숫자는 마블링 등급이고, 육안으로 봐도 확연히 차이가 있다고. 그러니까 이건 국내 한우가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등급. 투뿔한우를 밖에서 먹을 일은 거의 없는데 이런 건 정말 처음 먹어보는 듯. 매일 직접 경매를 통해 가져온 까다로운 등급의 재료뿐 아니라, 일반 냉장고가 아닌 별도의 숙성실에서 2주 이상 Wet Aging으로 숙성시킨 한우만을 엄선하여 제공한다고.
여기서 제일 중요한 부위는 분명 한 번 말해주고 다시 물어보기도 했었는데 적어두지 않아 까먹음;; 안심과 제비추리??
아마도 매일 조금씩 다른 부위가 제공될 것으로 생각됨. 디너에는 안심 중에서도 최고 부위인 샤또브리앙이 나온다고 한다.
고기를 잘 구워서 한 명씩 먹기 좋게 잘라서 구운 야채와 함께 플레이트에 서빙해 주는데, 너무 좋다. 딱 내 스타일. 고기는 물론 재료의 질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굽느냐도 매우 중요! 한데, 잘 구워주셨다. 익힘과 플레이팅까지 완벽. 와사비와 찍어먹는 소금으로는 특별히 태안자염이 있었고, 구운 아스파라거스와 가지까지 모두 좋아하는 것들이다.
먼가 저렇게 딱 두 조각으로 주니 양이 한참 부족해 보이긴 한다. 물론 서빙된 조각이 한 입에 먹을 양은 아니라서 각자 썰어 먹어야 하지만 그래도 양이 많은 사람에게는 적을 수 있으니 추가로 시켜 먹으면 된다. 추가 고기 금액도 디너에 비해 런치는 할인된다고 함. 우리는 따로 추가하지 않았다.
한우 양념구이 1++ No.9 Marinated
역시나 어느 부위라고 말해주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 늑간살 같긴 한데 기억이 가물가물ㅠ 어쨌든 양념구이도 맛있었다. 양념구이에는 버섯과 파프리카를 함께 주었다. 이미 구이를 먹은 뒤라 플레이트 상태가 살짝 그렇지만;;
가기 전에 후기에 고기 구워주는 직원이 불친절했다는 말도 몇 개 보았는데, 다행히 우리 맡아주신 분은 불편한 점 없이 잘 구워주셨다. 재료나 설명에 대해 한 번씩 다시 물어보아도 친절하게 대답 주시고, 간혹 고기를 구워주는 직원이 있으면 일행들과 대화 흐름이 끊기거나 말하기 불편해질 때도 있는데, 이 날은 대화하는 것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확실히 마블링이 많으면 부드럽고 맛있는 건 사실이나 소고기 지방은 몸에 축적되니까ㅠ 맛있더라도 가끔씩, 조금씩만 먹자 주의다. 어차피 가격도ㅋㅋㅋ
숯불고기 솥밥 Rice & Stew
고기 서빙이 끝나면, 고기 추가할 것인지 물어보고 식사로 넘어가겠다고 하니 솥밥을 준비해 주셨다. 조우만의 레시피로 만들어진 솥밥을 고기와 함께 제공한다고. 향 좋은 특수품종의 쌀과 한우 1++ 부채살로 만들어진 식사.
밥, 불고기와 함께 표고가 들어있어 향이 배가 되고, 이쯤 되면 당길 수밖에 없는 된장찌개까지 맛있었다. 역시 소고기에는 된장찌개와의 조합이 좋다.
솥밥, 된장찌개와 함께 나온 반찬도 세 가지씩 백김치, 깻잎나물, 파김치 참 정갈하다. 이런 개인 그릇 매우 좋다.
디저트 Dessert
여기까지 런치코스가 마무리되고, 마지막 디저트는 수정과와 흑임자 떡이 나왔다. 흑임자 떡은 근처 압구정 공주떡집에서 공수한다고 한다. 마지막까지 놓치지 않은 플레이팅이 좋았다.
☑️ 런치코스 인당 8만 원의 금액이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고기의 질과 플레이팅, 룸에서의 프라이빗한 식사를 생각하면 매우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칭찬만 해서 나도 협찬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런 곳이 아닐뿐더러 분명! 절대!! 내돈내산!!! 리뷰.
☑️ 처음에 말한 것처럼 네이버예약으로 예약을 하면, 룸 당 10만 원의 예약금이 있다. 네이버예약금으로 했던 것이 좋았던 게 멤버십 회원은 최대 5% 적립이 가능하다. 식사 후 결제까지 마치면 5,000원 적립됨.
☑️ 모두 룸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니 모르는 타인과 불필요한 접촉도 없고, 우리끼리 편한 식사를 할 수 있었고, 아마 코로나 시기에 개업을 해서 이렇게 만드셨을까 싶은. 일요일 낮이라 손님이 많아 보이진 않았지만, 이것 또한 룸으로만 되어있어 종업원도 마주치기 힘들었던 걸 보면 손님이 다 있는데도 몰랐던 걸 수도 있고. 아무튼 사회적 거리 두기에 최적화된 모임 장소다.
☑️ 고기의 질과 서빙, 그리고 인테리어, 룸 세팅, 플레이팅과 커트러리 등이 맘에 들었다. 나는 가격대비 상당히 호였던 곳. 많이 가본 것은 아니지만 이전에 갔던 다른 한우 오마카세 집과 비교를 해서 생각해 보아도 그렇고.
☑️ 그렇지만 분명 취향에 따른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다. 1인 8만 원을 코스가 아닌 고기 only 에만 쓰고 싶은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고기 양을 많이 먹고 싶으면, 고기만 구워 먹는 곳을 가면 된다. 창고 43, 투뿔등심, 대도식당 등. 나 빼고 일행들은 고기만 먹는 곳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였으니. 이쪽이 후식까지 먹으면 금액은 더 나옴.
아무튼 결론적으로,
고기 양 보다 고기 질이 중요함.
각각의 그릇에 서빙해 줌.
조금씩 다른 것들 맛보는 것을 좋아함.
(한 가지를 많이 먹으면 질리는 스타일)
먹는 속도가 느림. 소식함.
이런 사람들에게는
코스, 오마카세를
더 추천추천!
그리고 조우는 레스토랑 입구에 정육점이 있어 따로 고기만 구매해갈 수도 있고, 또 네이버스토어를 통해서도 고기, 곰탕 등을 주문할 수 있다. 지난봄에 밀키트를 출시하며 세일을 한다길래 곰탕과 카레 3종 세트를 주문해서 먹었었는데, 이것도 만족스러웠다. 시중의 다른 곰탕 밀키트와는 비교가 안 되는 고기 양과 질이었다. 추워질 때쯤 또 주문해 먹을 예정ㅋㅋ
조우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로 831 1층
(압구정역 4번출구 도보 5분 이내)
🕒 매일, 12:00 - 22:00
(라스트오더 21:00)
https://goo.gl/maps/KXR1uUi3rRFLYdD7A
+) 추가로 글을 쓰며 알게 된 사실들
1. 2023 블루리본 서베이에 수록됐다.
2. 마장동 '본앤브레드' 사장의 매제가 운영한다는 것.ㅋㅋ
3. 국내산 소고기와 한우는 다르다?
1) 육우 = 국내산 소 중에서 한우와 젖소가 아닌 소, 송아지를 낳은 적 없는 암소, 그리고 외국에서 수입된 소 중 국내에서 6개월 이상 기른 소. 사육기간이 짧고 얻을 수 있는 고기가 많아 한우 대비 2배 이상 저렴하고, 마블링이 적음. 온라인에서 저렴하게 판매되는 대부분의 소고기.(육우에서는 투뿔이 나올 수 없음) 한우 대신 국내산 소고기라는 말을 씀.
2) 한우 = 우리나라 토종 소로 사육기간이 길고, 특유의 마블링 덕분에 감칠맛이 뛰어남. 그만큼 지방 함량은 높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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