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 도착해서 꾸따에서 하루를 보내고 두 번째 날, 우붓으로 옮겨서 3박 할 예정이다. 총 6박 8일 일정이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길 줄 알았는데 다녀와보니 발리에서는 무척 짧은 일정이었다. 그래서 숙소 배분과 일정 계획에 많은 고민을 했던 발리. 고민 끝에 꾸따(1)-우붓(3)-스미냑(2)으로 정했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스탈라 어 트리뷰트, 포트폴리오 호텔 우붓. 라이스 테라스를 만들어 놓은 듯한 외부와, 호텔에서 바라보는 풍광만으로 힐링이 됐던 곳.
생긴 지 얼마 안 됐을 즈음 방문했어서 객실이 매우 깔끔했다. 생각보다 너무 화려하지 않고 오히려 고급스러워 보이는 느낌이었다.
호텔 위치가 우붓 시내와는 거리가 좀 있는 편이었다. 꾸따에서 오후에 출발해서 택시로 한 시간 정도 걸려 도착했기 때문에 이미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저녁을 호텔 안 승가이 레스토랑에서 간단하게 해결했다.
조식은 뷔페식이었고, 신선하고 맛은 있지만 가짓수가 많지는 않았어서 3일 동안 먹는데 약간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수영장은 넓은 편은 아니어서 사람 없을 때 이용하면 너무 좋았다. 오후 6시까지는 직원이 상주하고 그 이후에는 없지만 이용은 가능했다. 해 질 녘 파노라마 풀에서의 수영 좋았다. 여기는 깊이가 깊은 편이라 어린이는 못 왔던 것 같다. 루프탑 쪽에 마타하리라는 수영장 한 개가 더 있는데 그쪽은 어린이도 출입 가능.
우붓 두 번째 날, 발리 북부 투어를 하기로 예약해뒀었다. 드라이버 투어는 4-6시간에 450,000루피아, 6-10시간에는 60만 루피아로 진행된다. 발리에는 한국어를 하는 현지 가이드들도 꽤 있는데, 나는 호주인들 위주로 하는 가이드로 예약해서 한국어 설명은 없었지만 영어를 잘하고, 일정 루트를 잡는 것과 스파와 식당 소개해준 곳들도 괜찮은 편이었다. 오늘 가고자 하는 일정을 내가 정해서 얘기하면 드라이버가 순서를 정하고 가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처음에 한국에서는 환전을 최소금액인 100불 정도만 루피아로 바꿔서 갔는데, 투어 일정의 첫 번째는 유심 구입하기였다. 공항이나 꾸따 비치워크보다는 우붓에서 구입하는 게 훨씬 저렴했다. telcomsel 12GB짜리를 75K에 구입. 그리고 도착한 발리섬 북부 드라이버 투어의 첫 목적지는 바뚜르 화산.
보통 새벽시간에 가서 일출투어를 많이 하는데, 새벽 2시에 일어나야 한다고 해서.. 깔끔하게 포기했다. 하고 나면 전체 여행이 너무 피곤해질 것 같아서 한 번 가서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다음으로 뜨갈라랑 라이스 테라스. 사진 찍기에 너무 좋은 곳이다. 초록초록. 논 밭. 여기저기서 인생 샷을 남기기에 바쁘다.
그러고 나서 점심을 먹으러 가야 하는 도중에 드라이버가 루왁커피 농장 가기를 권유했는데, 거절하기도 그래서 한번 가보았다. 그렇지만 동물들 보기 안쓰러운 그런 곳은 안 가고 싶었다. 그리고 커피도 살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빨리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커피 시음이라도 해보라며 가져왔지만 모두 먹기에는 어차피 불가능. 아예 손 안대는 편이 좋을 것 같아 마셔보지 않았다. 아마 관광객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해서 데려온 것도 있고, 이런 곳에 손님을 데려와서 구입하면 일정 수수료를 받는 부분도 있을 거다. 하지만 원치 않는 걸 소비하는 것은 싫어해서..
아무튼, 점심으로 원래는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곳에 가려고 했지만 대기시간이 엄청났다. 그래서 가이드에게 비슷한 레스토랑으로 추천받은 곳을 갔지만 여기도 한 시간은 기다렸던.. 알고 보니 여기가 더 맛집임. 구글 평점도 더 높고ㅋㅋ 무엇보다 가성비 최고.
발리는 호주의 영향인지 폭 립이 유명하고 많이들 먹는다. 폭 립은 입맛에 안 맞기도 힘들고, 계속 현지식만 먹을 수도 없어서 발리 여행 시 필수 메뉴 중 하나다.
그러고 나서 논밭 뷰 카페로 유명한 곳, 카르사 카페를 찾았다. 카페와 스파까지 같이 하는 곳이고, 트래킹 하는 사람들이 쉬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사람은 많은 편이었지만 북적이는 분위기는 없었고, 오히려 뷰가 너무 편안했다.
초록초록 뷰 바라보며, 조용히 휴식하고 마시는 커피가 좋았다.
중간에 환전소를 들려서 200불을 환전했다. 현지에서는 달러, 큰돈일수록 잘 쳐주는데, 한국에서 해온 것과는 비교도 안되게 저렴하게 할 수 있다. 200불을 2600K로. 호텔로 들어가기 전, 빈땅 슈퍼마켓에도 잠깐 들려달라고 했고, 숙소에 오후 5시쯤 도착해서 투어를 종료했다. 8시간 600K, 한국 면세에서 구입해간 부채를 선물했고, 카르사 카페에서는 주스도 한 잔 샀다.
저녁은 역시나 호텔의 루프 탑, 나가 바에서 칵테일과 맥주 해피아워(1+1).
음식도 같이 주문해서 먹었다. 첫날 도착했을 때 저녁을 먹었던 승가이 레스토랑에서 만들어서 올려 보내준다. 해 질 무렵 사진도 많이 찍고, 편하고, 가격도 비싼 편이 아니어서 좋았다. 칵테일 네 잔 마심..
호텔에 3박 하는 동안 이틀은 드라이버 투어를 진행했고, 하루는 시내에서 보냈다. 호텔에서 시내까지 셔틀이 있어서 편하게 오갈 수 있었는데,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2시간 간격으로 예약 후 이용 가능했다.(*현재는 다를 수 있음) 나가는 건 오전 11시, 호텔로 들어오는 건 넉넉히 오후 9시 반으로 예약했지만 시내에서 더 이상 할 게 없어서 카페 전화를 이용해 호텔에 7시 반 버스로 변경해달라 요청했다.
시내에서 먼저 스파부터 받으러 갔다. 전 날 가이드가 소개해준 곳. Ubud Traditional Spa. Rice Farmer 90분에 265K. 발리 마사지가 약하다고 해서 기대 안 했는데 매우 만족했음. 일하고 온 농부 남편에게 부인들이 해준 발리 전통 마사지라고 하는데, 오일 선택 가능하고, 팔꿈치로 하는 마사지라 새롭고 시원했다. 각 룸에 샤워시설도 있었고, 대체적으로는 괜찮은 편인데, 리셉션이 협소하고, 끝나고 시내 드롭 서비스 차량 기다리는 건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건 발리, 동남아시아에서는 어딜 가든 그렇지만.
점심은 프렌치 레스토랑 Cafe des Artistes에서 홍합찜과 감자튀김, 그리고 돼지 목살 스테이크. 매 식사에 빠질 수 없는 빈땅 맥주와 술. 깔끔하고 맛있었다.
첫 번째는 Tukies의 코코넛 아이스크림, 두 번째는 Anomali Coffee의 아메리카노와 아이스 카페라테. 나와서 스파 갔다가 점심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카페도 갔더니 더 이상 시내에서는 별로 할 게 없었다. 관광을 하자면 또 많겠지만 원숭이 보러 가는 것은 또 별로고. 잘란잘란 우붓. 여유로웠다.
저녁을 따로 먹은 건 아니었어서 그런지 배가 살짝 고팠고, 전 날 빈땅 슈퍼마켓에 들러 사두었던 뚝배기라면이라는 (수출용) 농심 컵라면에 물을 부었다.ㅋㅋ 이렇게 우붓에서의 3박 4일도 금방 갔던 것 같다. 어차피 발리에서 숙소에 머무는 시간이 많지는 않아서 투어를 하거나 일정이 많은 지역에서는 적당한 중저가 호텔을 선택해도 좋은 듯하다.
그러면, 이제 마지막 남은 다음 후기는 발리 스미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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